
숫자는 두렵고 두렵지 않음의 가치판단의 존재가 되지는 못한다. 수학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만 받아온 우리세대에게 수학이란 점수따먹기와 대학가기의 관문으로만 이해된다.
그런 시각에서 바라본 뷰티풀마인드의 수학은 매우 무섭다였다. 저런 것을 이해하는 사람도 무섭고 저런 것 때문에 미치는 사람도 무섭다. 수학은 정말 무섭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원작이 소설로 존재한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80분 밖에 기억을 보존할 수 없는 수학자와 젊은 나이에 싱글맘이 되어 아들을 위해 베테랑 가정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쿄코의 만남을 통해 그의 인간적 따사함과 수학의 아름다음을 묘사한 것이다.
영화에서 핵심인물은 '루트'이다. 모든 것의 제곱근을 구하기 위해 숫자를 둘러싸는 역할. 공학용 계산기를 두들기면 의미없는 무리수만 만들어내는 기호. 시험 칠때 제발 제곱근이 정수로 딱 떨이지는 쉬운것만 나오라고 빌었던 그 수학 기호가 쿄코의 아들에 별명으로 등장한다. 모든 숫자를 공평하게 포괄한다는 긍정적 의미의 루트. 그저 복잡한 결과물의 양산체로만 보았던 시각에 뒷통수를 맞은 듯 했다.

이 사람이 루트다. 쿄코의 아들로서 박사의 영향을 받아 수학교사가 된다. 그는 수업의 첫 시간을 자신과 어머니인 쿄코 그리고 친절하지만 기묘한 박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괴벽이 있으면서도 따스한 그의 모습에 낯설지만 인간적 향수를 느끼는 것은 어쩔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그의 아이들에 대한 긍정적 칭찬은 루트가 수학에 대한 흥미와 아름다음을 느낄 수 있는 과정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느닷 없는 계승이나 완전수, 혹은 수 간의 오묘한 관계성을 보고 있노라면 뜬금없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숫자들의 아름다움을 정말 기쁜 얼굴로 찬찬히 설명해주는 박사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의미없는 수학 기호와 숫자의 집합으로 보이는 수학이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정말 아름다워 보일 수가 있구나를 느낀다.

이 영화에서 어렵거나 전문적인 수식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소학생 수준의 연립방정식이라던가 소수나 약수에 관한 관계 그리고 e라는 네이피어수가 등장할 뿐이다. 게다가 수학적 지식이 모자랄 수도 있는 사람을 위해 루트가 친절하게 수체계에 관한 설명까지 해준다. 이러한 장치와 배려 덕분에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의 수학은 정말 아름답게 보인다.

많이 등장하는 그러한 수학적 관계 중에서 e^(πi)는 핵심이다. 그가 무질서의 조합속에서 가장 간단한 수가 나오기 때문에 우주에서 가장 완벽한 수라고 생각 하며 진심으로 그 공식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러한 진실성은 그녀가 사랑했던 여인의 편지속에 고히 담겨져 있다.
아픔의 과거와 치유의 현재. 그리고 80분마다 새로운 현재에 살수 밖에 없는 박사의 삶속에 들어온 쿄코와 루트 모자. 그 속에서 다가오는 따스함과 수학의 아름다움이 합쳐져서 이 영화는 관객에게 다가온다.

나는 전공 덕분에 e와 페이저를 나타나는 π를 매일 접하고 한다. 이에 합하여 허수를 타나내는 i를 조합시키면 정말 놀랍게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주파수 성분을 완벽하게 분석 할 수 있다. 나에게 e와 π는 단순하 도구일 뿐이었다.
정말 무신경하게 공학용계산기를 저 기호들을 넣고 두들기면 답이 나온다. 과정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 느낄 시간조차 없는 것이다. 그저 초조하게 답이 맞기만을 빌 뿐이다. 그것이 나에게서의 수학이었다. 근 20년간의 수학 교육에 압박을 느낀 나로서는 박사처럼 수학을 생각하고 느낄 겨를 조차 없었던 것이다.
e^(πi)=-1 이라는 오일러 공식조차도 미방에서의 퓨리에를 사용한 증명의 대상일 뿐이었다. 나에게는 하등의 의미도 없고 뭔가를 느끼고 싶은 욕구조차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나는 선천적으로 우뇌가 발달된 사람이다. 모든지 보면 이미지화 시킨다. 그것이 글인지 혹은 그림인지는 상관없다.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을 심상으로 설명하고 이미지화시키고 순식간에 각인시킨다. 나에겐 그런 능력이 발달해 있다. 그에 반해 좌뇌를 사용해야 하는 수학은 나에게 아무른 감흥을 느끼게 할 수 없었다. 도무지 세상과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 기호들과 풀다보면 답이 나온다는 단순한 생각이 어떠한 욕구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수학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보자고 말한다. 논리와 이성이 아닌 숫자간의 아름다운 연관성을 느끼고 마음을 열면서 직관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박사가 수학을 바라보는 방식은 내가 수학을 제외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일치한다. 모든 세상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 이치를 생각하며 그것을 마음속에 간직 하는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수학에서도 똑같은 행위를 할 수 있으며 그 또한 아름답고 의미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하지만 이 영화가 몇년만 더 일찍 나왔거나 혹은 내가 어렸을 때 이러한 방식으로 뭔가를 느낄 수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하나 박사의 행동에서 감명을 받은 것은 실패에대한 질책이나 두려움을 심어주지 않는 것이다. 루트가 어떠한 실수를 하더라도 실패의 두려움에 휩싸여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실수를 하더라도 무언가를 하는 것을 더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야구를 하던 수학을 하던 상관이 없으며 완벽이라는 강박관념에 휩싸야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흔히 느끼는 나에게 시사한 바가 크다. 중요한 것은 한발한발 나가면서 마음 속에 있는 진실의 직선에 다가가는 것이다.
이야기 수학같은 책을 어릴적에 본 적이 있었고 그 책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정말 단순한 곳에서 수학적 진리를 설파하고 그것에서 아름다움을 풀어 나갔다. 하지만 감동이 없는 단순한 텍스트에서는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원작이 있음에도 대단히 잘 영화화된 것이다.
여러 일본 영화에서 선을 보이며 익숙한 베테랑 연기자 '테라오 아키라'가 박사 역을, 춤추는 대수사선의 스미레형사 역으로 친숙한 '후카츠 에리'가 쿄코역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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